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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스포츠

최정, 여자 기사 세계 최초 메이저대회 결승

by Dotorystory 2022. 11. 8.

'바둑 여제' 최정(26) 9단이 여자 프로기사로는 최초로 메이저 세계대회에서 결승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룩했다.

최정은 4일 성동구 마장로 한국기원에서 온라인으로 열린 2022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준결승에서 변상일 9단에게 169수 만에 흑 불계승했다. 이로써 최정은 2010년 프로 데뷔 이후 12년 만에 처음 메이저 세계기전 결승에 진출했다.

 

세계 바둑계에서 여자기사가 메이저 대회 결승에 진출한 것은 최정이 최초다.

1990년대 여자 바둑계에서 압도적인 강자로 군림했던 중국의 루이나이웨이 9단이 1992년 제2회 응씨배에서 4강까지 오른 적이 있지만, 결승 진출에는 실패했다. 2013년 12월 이후 9년째 한국 여자 바둑랭킹 1위를 지키고 있는 최정은 그동안 여자 세계대회에서는 여러 차례 우승했지만, 각국 랭킹 1위들이 총출동하는 종합 세계기전에서는 16강 진출이 종전 최고 성적이었다.

그러나 최정 9단은 이번 대회에서는 32강에서 일본의 사다 아쓰시 7단을 꺾은 뒤 16강에서는 일본 랭킹 1위인 이치리키 료 9단을 제압해 파란을 일으켰다. 기세를 몰아 8강전에서 중국의 강호 양딩신 9단을 격파한 최정은 이날 준결승에서 한국랭킹 2위인 변상일마저 꺾고 결승에 올라 기염을 토했다. 최정은 그동안 변상일과 상대 전적에서 5전 전패를 당하며 단 한 번도 이기지 못했으나 세계 대회 준결승에서 짜릿한 승리를 낚아 기쁨을 더했다.

당시 변상일은 바둑을 두던 중 자신의 패배를 직감하고 머리를 쥐어뜯으며 괴로워했다. 그는 쓰고 있던 안경을 위로 올리고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이후 변 9단은 자책하듯 자신의 뺨을 여러 차례 내려쳤다.

안 해설자는 "최정 9단은 변상일 9단이 격한 반응을 보일 때마다 호흡이 커졌다가 다시 가라앉는다. 현장에서 소리가 안 들릴 수가 없다"면서 "변상일 9단은 본인도 저렇게 행동하면 안 된다는 걸 알지만 이미 그 수준을 넘어선 것 같다. 최정 9단 표정은 거의 죄인이 된 기분인 것 같다"고 말했다. 패배를 확인한 변 9단은 빠르게 자리를 떴습니다. 한편, 상대방에 대한 예의를 중시하는 바둑에서 경기 중 변상일이 이 같은 행동을 보인 것에 대해 누리꾼들은 갑론을박을 펼쳤다.

최정은 5일 열리는 신진서 9단과 김명훈 9단의 준결승전 승자인 신진서 9단과 우승컵을 놓고 결승 3번기를 벌인다. 한국 바둑 남녀 랭킹 1위 신진서 9단과 최정 9단이 사상 첫 메이저대회 결승전에서 성대결을 펼친다.

신진서 9단과 최정 9단은 7일부터 사흘 동안 제27회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결승 3번기를 치른다. 바둑 역사상 세계 메이저대회에서 남녀간 성대결이 펼쳐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 9단과 최 9단 모두에게 특별한 결승전인 만큼 절대 놓칠 수 없는 승부다.

현재 5년 연속 세계 랭킹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신 9단에게 삼성화재배는 특별하다. 지난 2년 동안 신진서 9단은 삼성화재배 결승에 진출, 우승에 도전했다. 하지만 2020년에는 커제 9단(중국)에게, 지난해에는 박정환 9단에게 패배하면서 2연속 준우승에 멈췄다. 지난 2020년에는 온라인으로 진행된 대국에서 마우스가 오작동하면서 커제 9단에게 첫판을 내줬다. 뜻하지 않은 변수로 1국을 내준 신 9단은 2연패를 당하며 우승을 놓쳤다. 지난해에는 신 9단이 박정환 9단을 상대로 1국에서 승리했지만 2, 3국에서 연달아 패했다. 실제로 신진서 9단은 "삼성화재배 결승전 역전패로 심적으로 많이 힘들었다"고 말할 정도로 패배의 아픔은 컸다.

생애 첫 삼성화재배 우승을 노리는 신 9단은 8강전에서 박정환 9단을 제압하는 등 승승장구, 3연속 결승 무대를 밟는데 성공했다. 신진서 9단이 3번의 도전 만에 우승을 차지하면 상금 3억원을 획득, 지난 2014년 이세돌이 세운 한국기사 연간 최고 상금(14억1033만7670만원) 경신도 노려볼 수 있다. 신진서 9단은 올해 10억9356만1319원을 벌었다. 삼성화재배 우승에 이어 12월 중국바둑리그 성적이 더해진다면 한국 바둑사의 새로운 기록을 쓰게 된다.

세계대회 최초 여성 기사의 결승 진출 쾌거를 이루어낸 최정 9단이 결승전에서 신진서 9단까지 꺾는다면 바둑 역사상 최초로 메이저대회 정상에 오른 여자 기사라는 또 다른 전무후무한 이정표를 세울 수 있다.

통산 상대전적에서 신진서 9단이 4전 4승으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다. 하지만 최정 9단의 기세가 무섭기 때문에 함부로 승패를 예측할 수 없다.

삼성화재배 결승 3번기는 7∼9일 열린다.

삼성화재배 우승 상금은 3억원, 준우승 상금은 1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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