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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스포츠

대한민국 DRX팀, 롤드컵 (리그오브레전드 월드챔피언십) 우승

by Dotorystory 2022. 11. 8.

'2022 리그 오브 레전드(LoL) 월드 챔피언십'에서 LCK(한국 리그)팀 DRX가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DRX는 LCK(한국 리그) 4시드로 LCK 롤드컵 선발전과 본 대회 하위 12팀의 본선 진출을 놓고 겨루는 '플레이-인 스테이지'부터 시작해 세계 챔피언에 올라 '언더독'의 극적인 서사를 연출했다.

또 이번 결승전은 DRX(데프트 김혁규)와 T1(페이커 이상혁) 모두 2013년 데뷔한 10년 차 베테랑 선수를 보유하고 있어 주목받았다. 리그 오브 레전드 e스포츠 역시 10년이 넘어가는 가운데 장수 게이머들의 활약은 리그 오브 레전드의 개발사이자 대회 주최인 라이엇게임즈에게도 호재로 작용한 모습이다.

 

지난 6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체이스 센터'에서 개최된 2022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 결승전에서 LCK(한국) 리그 팀 DRX가 세트 스코어 3대 2 접전을 펼친 끝에 상대팀인 T1을 이기고 최종 우승해 우승컵을 들고 있는 모습. 

 

'언더독' DRX가 연출한 드라마

지난 6일(한국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체이스 센터'에서 개최된 2022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 결승전에서 LCK(한국) 리그 팀 DRX가 세트 스코어 3대 2 접전을 펼친 끝에 상대팀인 T1을 이기고 최종 우승했다.  2014년 DRX 창단 이후 첫 월드 챔피언십 우승이다.  

DRX는 이번 롤드컵에서 이변을 연출한 극적인 스토리로 주목받았다. DRX는 5판 3선승제인 결승전에서 최다 우승팀 T1을 세트 스코어 3대 2로 꺾었다. DRX의 주장 '데프트' 김혁규 선수는 데뷔 10년 만에 첫 우승을 달성했다. 동시에 롤드컵 역사상 최고령(1996년생) 우승자이기도 하다. 

DRX는 선발전을 통해 4시드로 LCK 리그에서 마지막 롤드컵 티켓을 얻은 팀이다. 때문에 지난 9월 29일부터 멕시코 시티에서 하위 12개 팀의 본선(그룹 스테이지) 진출 팀을 가리는 '플레이-인 스테이지'에서부터 11까지 한 달 이상의 일정을 소화하면서 세계 챔피언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지난 6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체이스 센터'에서 개최된 2022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 결승전에서 DRX가 우승한 뒤 인터뷰하고 있는 주장 '데프트' 김혁규 선수. (사진=2022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 경기 화면 갈무리)

DRX가 이번 대회에서 '언더독'이라는 별명을 얻은 것도 이 때문이다. 언더독(Underdog)은 '개 싸움에서 밑에 깔린 개'라는 의미다. 스포츠 경기 등에서는 우승할 확률이 적은 팀이나 선수를 응원하고 지지하는 심리 현상을 '언더독 효과(Underdog Effect)'라고 한다. LCK 4번 시드, 플레이-인 스테이지에서 결승전까지 올라온 DRX를 응원하는 팬들이 많아지면서, DRX는 이번 대회에서 언더독으로 불렸다. 

 

결승전 전날인 5일(한국시간) 진행된 '2022 월즈 미디어 나이트'에서 진행된 라이엇게임즈 임원진과 결승 진출 두 팀의 기자회견에서도 언더독은 화두로 떠올랐다. 김상수 DRX 감독은 '언더독과 우승 후보 둘 중 어느 쪽으로 불리는 것이 좋은가'라는 질문에 "어느 쪽이든 상관없지만, 언더독일 때 조금 더 가슴 벅차다"라고 언급했다. 

DRX의 주장 데프트 선수는 6일 결승전 우승 직후 시간이 갈 수록 DRX를 응원하는 팬들이 많아진 것을 실감했다고 답하기도 했다. 데프트는 "4강에서 이런 경험을 했다"며 "(결승전에서도)1세트에서 지고 2세트 승리 후 헤드셋을 벗었을 때 분위기가 바뀐 것을 실감했다. 5세트에서는 우리 팀을 응원해주는 분들이 많다는 것을 느껴서 경기할 때 즐거웠다"고 말했다. 

 

'베테랑' 활약, 주최·구단에 호재

DRX의 극적인 우승 외에도 이번 결승전은 주최사인 라이엇게임즈에게도 의미가 있는 대회로 평가된다. DRX와 T1, 결승전에 오른 두 팀에서 데프트 김혁규 선수와 페이커 이상혁 선수가 데뷔 10년차 '노장' 선수로서 주목받았기 때문이다. 두 선수는 모두 2013년 데뷔해 이번 롤드컵까지 현역으로 뛰고 있는 선수다. 7회째 롤드컵에 진출한 페이커 선수의 경우 지난달 10일 100경기 출전에 이어 누적 최다킬 기록도 달성했다.  

이는 20대 초반, 더 나아가 10대 후반까지 프로 선수 연령층이 낮은 리그 오브 레전드 e스포츠 리그에서 베테랑 선수가 세계 대회에서 활약한 것은 e스포츠 대회로서는 호재로 작용할 수 있는 요소다.

 

지난 6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체이스 센터'에서 개최된 2022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 결승전에서 준우승한 뒤 인터뷰하고 있는 T1의 주장 '페이커' 이상혁 선수. (사진=2022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 경기 화면 갈무리)

나즈 알레타하 LoL e스포츠 글로벌 총괄은 월즈 미디어 나이트 기자회견에서 이에 대해 "이보다 더 나은 스토리가 나올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역대 최고 선수로 평가받는 '페이커'와 성장 드라마를 쓰고있는 '데프트'가 결승전에서 만나는 이번 월드 챔피언십은 아주 놀라운 이야기"라고 말했다. 

그는 또 "전설과 같은 페이커가 결승전 무대에 올라 그의 유산을 이어가는 것을 많은 팬들이 기대하고 있는 동시에 비슷한 시간 동안 활약해 온 데프트가 새로운 우승자로 올라서는 것을 기대하는 팬들도 많다"고 덧붙였다. 

이번 결승전 활약으로 두 선수의 선수 생명 연장에도 기대감은 커지고 있다. 데프트 선수는 "군입대 문제로 확답은 못하지만, 앞으로 (선수 생활을)더 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여전히 높은 기량을 보여준 페이커 선수는 내년 계획을 묻는 질문에 대해 "아직 정해진 건 없어서 말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면서도 "올 한 해동안 많은 대회를 출전하면서 얻은 경험이 값지고, 배운 점이 많아 다음에도 꼭 오고싶다"고 언급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결승전에서 한국팀끼리 맞붙으면서 북미 지역 흥행 여부에 우려를 표하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노장이지만 현역 최고 수준의 경기력을 보인 두 선수의 활약에 LCK 두 팀의 결승전이 주목받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6년 만에 북미 지역에서 열린 롤드컵인 만큼 북미 팬들의 관심이 높아던 것과 달리 북미지역 리그(LCS) 진출 3개 팀 모두 플레이-인 스테이지와 그룹 스테이지에서 탈락, 8강 진출에 실패했다. 시청 지수에도 민감한 e스포츠 대회인 만큼 북미 팀 부진에 우려가 제기됐다. 하지만 다행히도 두 베테랑 선수의 대결에 위와 같은 우려는 기우에 그쳤다.

더불어 LCK 구단들에게도 선수 발굴 및 육성에 청신호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낮은 연령대의 선수들이 e스포츠 대회에서 각광받고 탓에 T1, 젠지 이스포츠 등 국내 LCK 구단은 육성뿐만 아니라 이른 은퇴를 맞이한 선수 관리에도 힘쓰고 있다. 젠지 이스포츠는 자체 e스포츠 교육기관 '젠지 이스포츠 아카데미' 등을 통해 해외 대학 진출 등 어린 선수들의 진로를 돕고 있기도 하다. 

한편 올해 롤드컵 우승팀인 DRX는 라이엇게임즈가 출시한 디지털 크라우드 펀딩 상품 수익 일부를 더한 금액인 총 상금의 22%인 총 222만5000달러(약 32억원)가 수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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